* 부연정 작가의 장편소설 <소리를 삼킨 소년>을 읽고 느낀 주관적인 감상평이 담겨있습니다.
그저 제가 재미있게 읽은 책을 추천하고, 기억하기 위해 끄적이는 공간이니 가볍게 읽고 넘겨주세요.
"나는 살인사건의 유일한 목격자다!"
한밤 공원에서 일어난 뜻밖의 사건.
그가 남긴 냄새의 정체를 밝혀라!
세상을 향해 창을 닫은 소년의 위험하고도 특별한 성장기.
부연정 장편소설 <소리를 삼킨 소년>
주인공 태의는 감정을 느끼는 데 어려움을 겪는 열다섯 소년이다. 여섯 살 이후로 모든 소통을 말 대신 문자로 하는데, 보이는 대로 받아들이고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기 때문에 종종 사람들로부터 오해를 산다.
어느 날 밤, 태의는 혼자 공원에 산책을 갔다가 살인사건을 목격한다. 몰래 지켜보는 중 범인으로부터 존재를 들키고 마는데 힘껏 달려 가까스로 현장을 벗어난다. 범인이 자신의 얼굴을 똑똑히 본 터라 해코지를 당하지 않을까 두려워하던 태의는 먼저 범인을 찾아 경찰에 신고하려고 계획을 세운다.
<소리를 삼킨 소년>은 마지막까지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이자 주인공의 변화로 감동을 주는 성장소설이다. 범인을 찾기 위해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구하고, 혼자 끝없이 고민하고 질문하며 태의는 전과 다른 모습으로 거듭난다. 보통 사람이라면 감당하기 어려운 사건 앞에서 엉뚱하지만 묵묵히 사건을 헤쳐 가는 모습은 독자에게 큰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출판사 제공
<소리를 삼킨 소년> 속으로
아침으로는 현미와 견과류가 든 시리얼을 먹는데 아무리 배가 고파도 30그램만 먹어야 한다.
왜냐하면 시리얼 포장지에 1회 제공량이 30그램이라고 적혀 있기 때문이다.
그건 한 번 먹을 때 30그램을 먹는 게 적정하다는 의미이고, 나는 대기업 연구실의 실험 결과를 존중한다.
<소리를 삼킨 소년> 속 11쪽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다. 이게 15살 청소년의 독백이라니.
시리얼을 30그램만 딱 맞추어서 먹는 사람을 태어나서 처음 보았다.
나는 상상만 하던 일을 몸소 습관으로 실천하는 멋진 모습.
태의는 대기업 연구실의 실험 결과도 존중할 줄 아는 청소년이다.
하지만, 실험 결과는 실험 결과일 뿐.
난 매번 시리얼을 60그램씩 말아먹는다.
"자, 아빠의 1등은 태의라고 말했는데 우리 태의가 가장 좋아하는 건 누구일까?"
나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딸기요거트아이스크림.
아빠의 눈썹이 희미하게 꿈틀거렸다. "뭐, 좋아." 짐짓 가볍게 대꾸한 아빠가 다시 물었다.
"그럼 2등은?"
치즈요거트아이스크림.
<소리를 삼킨 소년> 속 129쪽
내가 두 번째로 좋아하는 구절이다.
그렇다. 아무리 아빠여도 딸기요거트아이스크림을 이길 순 없다.
태의의 이렇게 냉철하고 이성적인 면이 좋다.
아빠가 몇 번째인지는 책으로 확인하시길.
- 저자
- 부연정
- 출판
- 자음과모음
- 출판일
- 2021.04.02
나는 태의가 좋았다. 솔직히 마음에 들었다.
타인이 내 몸에 함부로 손대는 것을 싫어하고,
급식으로 나오는 흰 우유는 먹지 않고,
빈말을 죽어도 하지 못해 여태껏 아빠에게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은 점까지.
하루의 일과는 10시 7분 같은 분 단위로 계획하며,
시리얼은 1회 권장량인 30그램만 딱 지켜서 먹는 모습은 개성으로 다가왔고,
책장을 한 장 더 넘길수록 매력으로 비추어지기 시작했다.
맞다. 난 특이한 애 좋아한다.
태의를 볼 땐 어릴 때 겪은 일들이 마음이 아파 눈물이 떨어졌고,
태의의 아빠를 볼 땐 진정한 어른의 태도, 넘치는 부성애가 느껴지는 행동에 감동받아 눈물이 마구 쏟아졌다.
그렇다. 난 금쪽이 보면서 우는 인간이다...
고딩엄빠도 가끔 위험한 수준이다.
잘나가던 은행원 때려치우고 옆 동네에 편의점 차려 태의에게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30분 만에 달려오다니.
이것은 너무나 울음 포인트 아닌가?
작가의 의도에 맞게 아주 펑펑 울어주었다.
스스로 추리소설을 안 좋아한다고 여기며 살았는데,
아니었다. 난 추리소설을 좋아한다.
부연정 작가가 원래 모험, 성장, 추리소설을 좋아한다고 하더라.
이전에 사회복지사여서 그런지 청소년인 주인공의 모습과 독백, 특징이 확실히 입체적이었다.
솔직히 처음에 책 표지 봤을 때 별로라는 생각은 안 들었는데,
다른 사람에게는 난해하다? 취향이 아니다 이런 의견이 종종 있나 보다.
내가 보기엔 그저 평범한 청소년 소설책 표지여도 다른 사람은 이상하다고 느낄 수 있으니.
존중합니다.
이 책이 재밌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읽어보니 생각보다 더 그 여운이 짙게 남을 정도였다.
책을 잘 안 읽는 나도 술술 읽힐 정도로 쉽고 간결하되,
스토리는 탄탄하고 빈틈없이 짜여있으며,
중간중간 곁들여진 약간의 유머와 감동,
그리고 가장 중요한 재미까지.
나름 호적상 성인이라 청소년 소설을 몰입해서 읽을 수 있을까 하는 어리석은 생각을 했는데,
누구보다 열심히 태의에 빙의해서 읽었다.
평소에 책을 잘 안 읽어서 쉬운 책부터 시작하고 싶고,
나이는 성인이지만 정서는 어린이~청소년 사이이며,
가볍게 후루룩 읽을 수 있지만,
재미까지 놓치지 않은 별 다섯 개짜리 책을 찾는다면 추천.
청소년 소설 중에 딸기요거트아이스크림만큼 재밌는 듯.
태의의 열다섯 번째 생일을 축하한다는 말을 끝으로,
태의가 더 이상 소리를 삼키지 않아도 되기를.
단 한 명의 어린이도 소리를 삼키지 않는 세상이 되기를.
* 아래는 중요 내용이 아니니 아직 <소리를 삼킨 소년>을 읽지 않았다면 보지 않길 추천드립니다.
주인공인 태의를 태의 그 자체로 보며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면 더욱 책 속에 녹아들어 읽을 수 있을 겁니다.
전에 더글로리를 보고 전재준의 색약이 궁금해져서 인터넷에 색약을 쳐봤었다.
나는 질환이나 증상에 대해 잘 몰라서 이런 거 보면 엄청 궁금해진다.
이 책에서는 태의가 경증의 '아스퍼거 증후군'과 어릴 적 트라우마로 '함묵증'이 생겼다는 내용이 나와서 또 쳐봤다.
아스퍼거 증후군이란?
아스퍼거 증후군은 사회적 상호 작용, 의사소통 및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 발달 장애이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의 한 형태로 여겨지지만, 여러 면에서 다른 유형의 자폐증과는 다르다.
첫째,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정상 또는 평균 이상의 지능을 가지고 있는 반면, 다른 유형의 자폐증을 가진 사람들은 지적 장애가 있을 수 있다.
둘째,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은 특정 주제에 대해 강한 관심을 갖는 경향이 있으며, 그 주제에 대해 엄청나게 많이 알고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강렬한 관심은 조건의 긍정적인 측면이 될 수 있으며, 특정 분야에서 큰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질환은 1944년에 처음으로 이를 기술한 오스트리아 소아과 의사 한스 아스페르거(Hans Asperger)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1994년 DSM-IV가 발표되기 전까지 미국 정신의학협회에 의해 뚜렷한 질환으로 인식되지 않았지만, 이후 DSM-IV의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에 통합되었다.
아스퍼거 증후군의 증상은 보통 어린 시절에 눈에 띄지만, 청소년기나 성인기에 진단될 수도 있다. 이 질환의 특징적인 증상은 사회적 상호 작용 및 의사소통의 어려움이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은 눈을 마주치고, 얼굴 표정과 몸짓 언어와 같은 비언어적 신호를 이해하고, 사회적 상황을 해석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한 너무 크게 혹은 작게 말하거나, 단조로운 목소리로 말하거나, 사물을 너무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등 말하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아스퍼거 증후군 치료는 이 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더 효과적으로 상호 작용할 수 있는 사회적, 의사소통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심리학자나 언어 치료사와 같은 훈련된 전문가와의 치료 세션이 포함될 수 있다. 약물 또한 불안, 우울증 및 과잉 행동과 같은 증상을 치료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아스퍼거 증후군과 함께 오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 질환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사회에 상당한 공헌을 했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았다고 여겨지는 유명한 인물로는 알버트 아인슈타인, 아이작 뉴턴, 빌 게이츠가 있다.
함묵증이란?
함묵증은 신체적으로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사소통을 거의 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을 하지 않는 증상이다. 아이들이 집 같은 특정 상황에서는 편안하게 말하는데, 학교처럼 불편한 상황에서는 말할 수 없어서 선택적 함묵증, 선택적 함구증이라고도 한다.
함묵증의 정확한 원인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불안이나 사회공포증과 관련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경우에 따라 자폐 스펙트럼 장애 또는 기타 발달 장애와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
함묵증의 증상은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공공장소, 학교 또는 낯선 사람과 같은 특정 상황에서 말을 꺼리거나 말을 할 수 없는 것이 포함된다. 또한 불안을 유발하는 상황에서 얼굴이 붉어지거나 땀이 나거나 떨리는 등의 신체적 증상을 보일 수 있다.
함묵증은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 및 사회 활동 참여를 어렵게 만들 수 있으므로 개인의 삶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다른 사람들이 개인이 말하지 않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주변에서 불편함을 느낄 수 있으므로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함묵증 치료에는 일반적으로 인지 행동 치료(CBT) 또는 언어 치료와 같은 요법이 있다. 인지 행동 치료(CBT)는 개인이 불안을 관리하고, 점차 사회적 상황 속에서 자신감을 키우기 위한 대처 전략을 배울 수 있다. 언어 치료는 개인이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하고 사회적 기술을 개발하는 방법을 배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함묵증에 기여할 수 있는 불안이나 우울증의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약물을 사용할 수도 있다.
적절한 치료와 지원을 통해 함묵증을 가진 많은 사람들은 다양한 상황에서 더 편안하게 말하는 법을 배우고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 가족, 친구 및 교육자가 상태를 이해하고 개인이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리를 삼킨 소년> 정말 재밌게 읽었고,
앞으로도 부연정 작가 신작이 나오면 계속 찾아서 봐야겠다고 느낄 정도였다.
최근에 신작 <피망이세요?>가 나왔던데,
내가 좋아하는 요소인 원귀, 귀신이 들어가 있어서 기대된다.
당근마켓에서 따온 피망마켓까지.
앞으로 계속 소식을 찾아볼 작가가 한 명 더 늘어서 좋다.
"왓슨, 보는 것과 관찰하는 것은 다르다네.
방금 자네가 올라온 계단의 개수가 몇 개인지 알고 있나?"
셜록 홈즈의 신랄한 한마디에 계단을 오를 때마다 하나씩 숫자를 헤아려 본 경험은 다들 있을 것이다.
아니, 없어도 괜찮다.
이 글을 읽는 순간부터 자신도 모르게 계단을 오를 때마다 숫자를 세게 될 테니까.
<소리를 삼킨 소년> 속 작가의 말 227쪽
예, 선생님. 저는 방금 열일곱 개의 계단을 올랐습니다...
- 저자
- 부연정
- 출판
- 자음과모음
- 출판일
- 2021.04.02
https://link.coupang.com/a/bUlk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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