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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어느 철학과 자퇴생의 나날> - 김의 | “만일 내가 타락한 영혼이라면 그것은 순전히 1505호 악마 때문이다” 한국소설 사회소설 성소수자소설 추천 | 제11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by 감다이 rkaekdl 2023.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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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의 작가의 장편소설 <어느 철학과 자퇴생의 나날>을 읽고 느낀 주관적인 감상평이 담겨있습니다.

그저 제가 재미있게 읽은 책을 추천하고 기억하기 위해 끄적이는 공간이니 가볍게 읽고 넘겨주세요.

 


 

 

김의 &lt;어느 철학과 자퇴생의 나날&gt; 책 표지
김의 <어느 철학과 자퇴생의 나날> 책 표지

 

 

 

 

“깔끔한 내 엄마는, 눈치챘겠지만 트랜스젠더다.

내가 어렸을 때는 아빠였던 사람이다. 내 아빠.”

 

 

 

 

 

만일 내가 타락한 영혼이라면 그것은 순전히 1505호 악마 때문이다.

 

 

 

 

 

 


저항은 사치이고 체념이 호흡인 한 청춘이 있다.

신은 인간을 창조할 때 장난기가 발동했던 모양이다.

여자를 만들어놓고 거기에 남자의 살가죽을 입혔으니.

인간이 스스로 그 살가죽을 벗으려면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려야 하는지

신은 정말 몰랐단 말인가.


 

 

 

 

 

 

“형벌이다.

트랜스젠더의 자식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때론 너무 힘들다.

신은 인간을 창조할 때 장난기가 발동했던 모양이다.

남자를 만들어놓고 여자의 살가죽을 입혔으니 말이다.

여자를 만들어놓고 남자의 살가죽을 입혔으니 말이다.

인간이 스스로 그 살가죽을 벗으려면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려야 하는지 정말 몰랐단 말인가.

신은 하필 왜 그런 장난을 부렸는지 모르겠다.

아니면 일부러 제3의 성을 만든 걸까.”

 

 

 

 

 

 

김의 장편소설 <어느 철학과 자퇴생의 나날>

 

 

 

 

 

 

 

 

 

 제11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김의 작가의 『어느 철학과 자퇴생의 날들』은 그 어디서도 출구를 찾을 수 없는 무력한 한 청춘의 자화상이 담긴 작품이다.

 

 초라한 변두리 아파트에서 사회로부터 거부당한 엄마와 함께 사는 이 청춘에게, 저항은 사치다. 모멸감을 속으로 견디며 사는 것만이 유일한 생존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게 유령처럼, 식물처럼 살아도 이 모자의 마지막 인간으로서의 존엄마저 유린하는 손아귀가 들러붙는다. 게다가 그 손아귀의 주인공은 그 모자와 너무도 가까운 곳에 산다. 세상 끝으로 내몰린 자들의 거주지인 그 변두리 아파트 같은 층에 사는 이웃 소년인 것이다.

 

 즉 김의 작가는 소외된 자들끼리의 공동체라는 우리의 느슨한 환상에 찬물을 끼얹으며 세상 끝에서 다시 짜이는 먹이사슬의 세계, 너무도 끔찍해서 슬쩍 구경하기도 불편한 한 편의 지옥도를 우리 앞에 재현해낸다. “죽은 내 영혼을 밟으며” 사는, 하루하루가 역겹고 더러운 악몽인 한 청춘을 통해.

 

출판사 제공

 

 

 

 

 

 

 

 


 

 

 

 

<어느 철학과 자퇴생의 나날> 속으로

 

 

 

 

 

 

 

그러다가 대학교를 자퇴한 뒤부터 본격적으로 고양이 그림을 그렸다.

젊은 놈이 영혼의 빙하기를 살아가면서 달리 스스로를 위로할 길이 없어서였다.


지금까지 그린 고양이 그림은 수백 장도 넘는다.

나는 내가 탄생시킨 모든 고양이들을 사랑한다.

그 고양이들은 내가 힘들 때마다 나를 위해 태어났기 때문이다.

아이 러브 고양이들.

 

<어느 철학과 자퇴생의 나날> 속 23쪽

 

 

 

 

 

 아이 러브 고양이들.

이 문장이 마음에 들었다.

 

 한편으론, 낭만적이라는 느낌도 든다.

자신이 탄생시킨, 나를 위해 태어난 모든 고양이들을 사랑한다니.

 

 

 

 

 


 

 

 

 

 

나는 속이 빈 채로 영화네식당에 가긴 싫어서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하기로 한다.

십 분이면 완성하는 오므라이스를 만들기 위해 주방으로 간다.


인간이 창조한 음식 중에 오므라이스처럼 훌륭한 음식도 드물다.

오므라이스의 출발인 오믈렛을 최초로 만든 어느 가난한 농부 아저씨에게 경의를 표하고, 그 오믈렛에 밥도 곁들여 먹을 수 있도록 최초로 오므라이스를 만든 어느 레스토랑 주인아저씨에게도 경의를 표한다.

진정한 셰프들이다.

 

<어느 철학과 자퇴생의 나날> 속 67쪽

 

 

 

 

 

 주인공인 인우는 매일 오므라이스나 레모네이드만 먹는다.

나는 이렇게 색이 짙은 캐릭터를 아주 좋아한다.

내 스타일이다.

 

 오므라이스를 십 분 만에 만들다니.

진정한 고수다.

 

 

 

 

 


 

 

 

 

 

삼십 분쯤 뒤, 나는 조용히 베란다에서 나와 엄마 방을 지나 살금살금 현관 쪽으로 간다.

현관문 외시경 구멍으로 밖을 내다본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안심할 수가 없다.

나는 분리수거를 포기한다.

 

<어느 철학과 자퇴생의 나날> 속 148쪽

 

 

 

 

 

 분리수거를 ‘포기’하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는 세상이 오길.

 

 

 

 

 

 

 


 

 

 

 
어느 철학과 자퇴생의 나날
제11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어느 철학과 자퇴생의 나날』. 그 어디서도 출구를 찾을 수 없는 무력한 한 청춘의 자화상을 담은 작품이다. 저자는 이 작품을 통해 소외된 자들끼리의 공동체라는 우리의 느슨한 환상에 찬물을 끼얹으며 세상 끝에서 다시 짜이는 먹이사슬의 세계, 너무도 끔찍해서 구경하기도 불편한 한 편의 지옥도를 우리 앞에 재현해낸다. 트랜스젠더인 엄마와 함께 살아가며 가난뿐만 아니라 체념까지 대물림 받게 된 인우는 어느 날 도서관 뒷산에서 자신의 아파트 같은 층 1505호에 사는 고교 중퇴생 소년으로부터 강간을 당한다. 그 사건으로 인해 대학을 자퇴하고 스스로를 유폐시킨 인우는 해바라기밭에서 죽은 개의 털을 그슬고 난 후 그 개를 ‘영화네식당’이라는 보신탕집에 넘기는 일을 하고 있다. 그 일 이후에도 인우는 1505호 악마를 피할 수 없다. 대문만 열어도 다시 그 악마와 마주칠 수 있는 집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사 갈 수 있는 형편이 못 되기 때문이다. 사실 인우가 1505호 남자애를 악마라고 부르게 된 것은 그 남자애가 자신을 강간했기 때문이 아니라 또 다른 사람을 강간했기 때문이다. 피해자는 전혀 그런 티를 내지 않아도 인우는 그 사실을 알고 있다. 인우는 그 피해자의 침묵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악마는 자기 집 안에서도 악마의 발걸음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되는 위축된 삶을 살아가던 인우가 아르바이트로 개털 작업을 하는 해바라기밭까지 따라와 인우를 괴롭히기 시작하는데…….
저자
김의
출판
나무옆의자
출판일
2015.10.16

 

 

 

 

 

 

 

 오랜만에 색다르고 눈에 띄는 책을 찾았다.

문장이 짧고 쉬워서 술술 넘어가는 데다가 지루한 부분이 하나도 없어서 거침없이 읽었다.

소설의 소재와 설정도 남달랐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담백한 문장만으로 여러 겹의 소설을 만들어 내다니.

 

 

 

 

 

 

 책은 주인공인 인우의 시점으로만 진행된다.

덤덤한 문체가 오히려 독자를 더 소설 속으로 잡아끄는 것 같다. 가독성이 참 좋음.

그리고 인우가 되게 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개성이 엄청나게 강하다.

난 이렇게 색이 진한 캐릭터가 좋다. 마음에 든다.

인우가 매일 먹는 오므라이스는 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그것만 먹는지 궁금하다.

물 대신 마시는 레모네이드도 얼마나 맛있길래 그것만 마시는지 궁금하다.

 

 

 

 

 

 

 이 책은 어렵고 민감한 소재를 다룬다.

사람의 가치관에 따라 읽으면서 불편함을 느낄 만한 부분도 있다.

나는 대중적인 소재가 아닌 점을 감안하면서 읽었고, 책에서 옳고 그름을 따지지는 않는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고, 그 새로운 생각이 궁금해서 책을 읽는 나로선 이 소설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처음부터 끝까지 책의 모든 부분을 찬양할 수는 없지만, 소설이 다 거기서 거기인 것처럼 느껴졌던 요즘, <어느 철학과 자퇴생의 나날>이 확실한 전환점이 되었다.

 

날것의 신선한 충격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

 

‘성’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

 

 

 

 

 

 

 참, 이 책이 ‘우울’하다는 의견이 많은 것 같더라.

날것을 가감 없이 직관적으로 담아서 그런 부분이 부각됐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별로 우울이란 단어는 떠오르지 않았다.

솔직하고 담백한 문체 덕인지 그저 인우가 더더욱 궁금해질 뿐이었다.

 

 

 

 

 

 

 

 


 

 

 

 

<어느 철학과 자퇴생의 나날>

가지 쳐서 생각하기

 

 

 

 

 

나는 냉장고 문을 연다.

오므라이스를 만들 재료를 찾아본다.

김치와 버터뿐이다.

달걀이 없다.

그나마 토마토케첩이 있고, 채소 칸엔 쪽파 몇 줄기가 있다.

재료들을 다 꺼낸 후 신발장 옆 솥단지 위에 있는 바나나도 한 개 떼어낸다.

나는 마트에 가서 달걀을 사 올까 하다가 그냥 오므라이스를 만들기로 한다.

나의 오므라이스 레시피에서는 달걀이 크게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배추김치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잘게 썬다.

바나나도 껍질을 벗겨서 반 토막은 랩에 싸서 냉장고에 넣고 나머지 반 토막을 잘게 썬다.

쪽파 한 줄기도 잘게 썬다.

가스레인지의 불을 켠 뒤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쥐똥만큼 남아 있는 버터를 긁어 넣는다.

그리고 김치와 바나나를 넣어 볶는다.

밥솥에서 밥을 퍼서 프라이팬에 넣는다.

김치와 바나나와 섞어가며 밥을 볶는다.

가스레인지 불을 끈다.

프라이팬의 볶은 밥을 접시에 담는다.

그리고 밥 위에 쪽파를 뿌린다.

토마토케첩도 그 위에 얹는다.

 

<어느 철학과 자퇴생의 나날> 속 26쪽

 

 

 

 

 

 

 오므라이스인데 달걀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오므라이스면 달걀이 크게 중요한 거 아닌가.

그리고 바나나 들어감.

오므라이스에 바나나 넣는 사람 태어나서 처음 봄.

주변에 오므라이스에 바나나 넣으면 맛있냐고 그런 레시피가 있냐고 다 물어봤는데 나만 이상한 사람됨.

 

 달걀이 크게 중요하지 않은 바나나 오므라이스는 무슨 맛일까.

직접 만들어 봄.

 

 

 

 

 

 

☆인우의 ‘달걀이 크게 중요하지 않은 오므라이스’ 레시피☆

재료: 배추김치, 바나나, 밥, 쪽파, 토마토케첩, 버터, 올리브유


1. 배추김치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잘게 썰기

2. 바나나의 껍질을 벗겨서 반 토막은 랩에 싸서 냉장고에 넣기
3. 나머지 반 토막을 잘게 썰기
4. 쪽파 한 줄기 잘게 썰기
5. 가스레인지 불을 켠 뒤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쥐똥만큼 남아 있는 버터를 긁어 넣기
6. 김치와 바나나를 넣어 볶기
7. 밥솥에서 밥을 퍼서 프라이팬에 넣기
8. 김치와 바나나와 섞어가며 밥 볶기
9. 가스레인지 불 끄기
10. 프라이팬의 볶은 밥을 접시에 담기
11. 밥 위에 쪽파 뿌리기
12. 케첩을 그 위에 얹기

 

 

 

 

 

 

재료: 배추김치, 바나나, 밥, 쪽파, 토마토케첩, 버터, 올리브유

재료: 배추김치, 바나나, 밥, 쪽파, 토마토케첩, 버터, 올리브유
재료: 배추김치, 바나나, 밥, 쪽파, 토마토케첩, 버터, 올리브유

밥을 까먹고 못 찍음.

 

 

 

 

 

 

1. 배추김치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잘게 썰기

1. 배추김치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잘게 썰기
1. 배추김치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잘게 썰기

 

 

 

 

 

 

2. 바나나의 껍질을 벗겨서 반 토막은 랩에 싸서 냉장고에 넣기

2. 바나나의 껍질을 벗겨서 반 토막은 랩에 싸서 냉장고에 넣기
2. 바나나의 껍질을 벗겨서 반 토막은 랩에 싸서 냉장고에 넣기

 

 

 

 

 

 

3. 나머지 반 토막을 잘게 썰기

3. 나머지 반 토막을 잘게 썰기
3. 나머지 반 토막을 잘게 썰기

 

 

 

 

 

 

4. 쪽파 한 줄기 잘게 썰기

4. 쪽파 한 줄기 잘게 썰기
4. 쪽파 한 줄기 잘게 썰기

 

 

 

 

 

 

5. 가스레인지 불을 켠 뒤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쥐똥만큼 남아 있는 버터를 긁어 넣기

5. 가스레인지 불을 켠 뒤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쥐똥만큼 남아 있는 버터를 긁어 넣기
5. 가스레인지 불을 켠 뒤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쥐똥만큼 남아 있는 버터를 긁어 넣기

 

 

 

 

 

 

6. 김치와 바나나를 넣어 볶기

6. 김치와 바나나를 넣어 볶기
6. 김치와 바나나를 넣어 볶기

 

 

 

 

 

 

7. 밥솥에서 밥을 퍼서 프라이팬에 넣기

7. 밥솥에서 밥을 퍼서 프라이팬에 넣기
7. 밥솥에서 밥을 퍼서 프라이팬에 넣기

 

 

 

 

 

 

8. 김치와 바나나와 섞어가며 밥 볶기

8. 김치와 바나나와 섞어가며 밥 볶기
8. 김치와 바나나와 섞어가며 밥 볶기

 

 

 

 

 

 

9. 가스레인지 불 끄기

 

 

 

 

 

 

10. 프라이팬의 볶은 밥을 접시에 담기

10. 프라이팬의 볶은 밥을 접시에 담기
10. 프라이팬의 볶은 밥을 접시에 담기

 

 

 

 

 

 

11. 밥 위에 쪽파 뿌리기

11. 밥 위에 쪽파 뿌리기
11. 밥 위에 쪽파 뿌리기

 

 

 

 

 

 

12. 케첩을 그 위에 얹기

12. 케첩을 그 위에 얹기
12. 케첩을 그 위에 얹기

 

 

 

 

 

 

완성

완성
완성

 

 

 

 

 

 

먹기

먹기
먹기

 

 

 

 

 

 

 따뜻할 때 한 입 먹어봄.

음! 생각보다 맛있네? 나쁘지 않네?

 

두 입 먹어봄.

음? 아닌가? 역시 별로인가.

 

(···)

 

식었을 때 다시 한 입 먹어봄.

음, 못 먹겠다.

 

 

 

 

 

 

 아예 맛없던 건 아니다.

바나나가 들어가서 그런가 동남아 음식 느낌이다.

근데 바나나를 좀 많이 넣은 것 같다.

바나나가 조금 덜 들어가면 훨씬 나을 것 같다.

 

 

 

 

인우가 오므라이스를 만들자마자 엄마 방으로 들어가서 먹은 이유를 알 것 같다.

따뜻할 때 먹어야 함.

인우에게는 미안하지만 식으니 아주아주 약간 괴식 느낌이 났다.

인우가 먹는 ‘달걀이 크게 중요하지 않은 오므라이스’는 맛마저 인우다웠다.

 

 

 

 

어린아이 입맛을 가진 사람은 좋아할 것 같음.

바나나가 달달하고 케첩이 뿌려져 있어서 은근 괜찮다.

단, 따뜻할 때 먹을 것.

 

초딩 입맛에 색다른 음식을 찾고 있는 사람에게 추천.

 

 

 

 

 

 

 


 

 

 

 

나는 지금도 소설을 쓰려면 절망감과 동시에 설렘을 느낀다.

아마도 그 설렘이 세상과 사람들 속에 파묻히고 섞여 있어도 언제나 나임을 확인시켜주는 울림이 아닌가 싶다.

 

<어느 철학과 자퇴생의 나날> 속 작가의 말 269쪽

 

 

 

 

 

 

 

 
어느 철학과 자퇴생의 나날
제11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어느 철학과 자퇴생의 나날』. 그 어디서도 출구를 찾을 수 없는 무력한 한 청춘의 자화상을 담은 작품이다. 저자는 이 작품을 통해 소외된 자들끼리의 공동체라는 우리의 느슨한 환상에 찬물을 끼얹으며 세상 끝에서 다시 짜이는 먹이사슬의 세계, 너무도 끔찍해서 구경하기도 불편한 한 편의 지옥도를 우리 앞에 재현해낸다. 트랜스젠더인 엄마와 함께 살아가며 가난뿐만 아니라 체념까지 대물림 받게 된 인우는 어느 날 도서관 뒷산에서 자신의 아파트 같은 층 1505호에 사는 고교 중퇴생 소년으로부터 강간을 당한다. 그 사건으로 인해 대학을 자퇴하고 스스로를 유폐시킨 인우는 해바라기밭에서 죽은 개의 털을 그슬고 난 후 그 개를 ‘영화네식당’이라는 보신탕집에 넘기는 일을 하고 있다. 그 일 이후에도 인우는 1505호 악마를 피할 수 없다. 대문만 열어도 다시 그 악마와 마주칠 수 있는 집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사 갈 수 있는 형편이 못 되기 때문이다. 사실 인우가 1505호 남자애를 악마라고 부르게 된 것은 그 남자애가 자신을 강간했기 때문이 아니라 또 다른 사람을 강간했기 때문이다. 피해자는 전혀 그런 티를 내지 않아도 인우는 그 사실을 알고 있다. 인우는 그 피해자의 침묵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악마는 자기 집 안에서도 악마의 발걸음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되는 위축된 삶을 살아가던 인우가 아르바이트로 개털 작업을 하는 해바라기밭까지 따라와 인우를 괴롭히기 시작하는데…….
저자
김의
출판
나무옆의자
출판일
2015.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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